코로나 때문? 한국인들이 청와대보다 더 신뢰한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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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주목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미국에서는 파우치 열풍 불기도
코로나에 주목받는 보건 당국자들

코로나19 사태에 모두의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을 심은 사람이 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이다. 정 본부장은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월 27일까지 매일 정례브리핑을 도맡았다.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는 모습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3월 4일 서울대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질병관리본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이 81%를 넘었다. 청와대를 신뢰한다는 응답(49.5%)보다 높았다.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날과 2월 12일 정례브리핑 모습(좌), 몇 주 사이에 수척해진 정 본부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우)./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질병관리본부 제공

정 본부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보건소에서 환자들을 진료했다. 1995년 질병관리본부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관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질병예방센터장·긴급상황센터장을 지냈다. 메르스 때도 병 확산을 막은 전문가다. 정 본부장처럼 해외에서도 지도자보다 더 신뢰받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다.

◇연예인 뺨치는 인기에 얼굴 새긴 상품도 나와

한국에 정 본부장이 있다면 미국에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있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TF 구성원 중 한 명이다. 파우치 소장은 1984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전염병 방역을 맡았다. 36년 동안 에이즈, 사스, 지카, 에볼라에 맞서 싸워 온 권위자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전문가로서 과학과 사실에 기반한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4월 12일(현지시각)에는 CNN 인터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택 대피 등 우리가 더 일찍 조치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 발언이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을 자르라’는 글을 리트윗했다가 논란이 일었다. 백악관은 “파우치 소장을 해고할 의사가 없다”며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과 그의 사진을 붙인 파우치 컵케이크, 티셔츠와 컵, 모자./연합뉴스TV 방송화면·인스타그램 ‘melt_cupcakes’·아마존 캡처

논란과 별개로 미국 내에서 파우치 소장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파우치 소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60%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36%),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46%)보다 높다. 전염병 대통령,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도 생겼다. 파우치 소장을 활용한 마케팅도 인기다. 그의 얼굴을 새긴 상품까지 나올 정도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제과점에서는 컵케이크에 파우치 사진을 붙인 ‘파우치 컵케이크’를 만들어 사흘 만에 1000개를 팔았다.

◇브라질 보건부 장관 교체에 항의 시위 벌어져

요즘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부 장관이 시민의 영웅이다. 만데타 전 장관은 코로나 사태 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내내 갈등을 빚었다. 경제 회생을 위해 일터로 돌아갈 것을 주장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달리 만데타 장관이 사회적 거리를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여론은 만데타 장관의 편이었다. 수세에 몰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6일 보건부 장관을 교체했다.


브라질 만데타 전 보건부 장관./YTN 방송화면 캡처

장관 교체 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역풍을 맞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는 설문조사에서 장관 해임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4%라고 발표했다. 상파울루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냄비나 프라이팬, 주전자 등을 두드리며 항의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보우소나루를 ‘살인자’라고 표현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WSJ, 전문 관료들 영웅이라 칭하기도

제니 해리스 영국 보건부 차관과 케냐 무타히 카그웨 보건장관도 주목받고 있다. WSJ는 4일 ‘Thank God for Calm, Competent Deputies’(침착하고 유능한 관료가 있어 다행이다)라는 칼럼을 실었다. 칼럼은 정 본부장과 파우치 소장, 해리스 차관과 카그웨 장관을 ‘코로나 영웅’으로 꼽았다. 지도자보다 전문 관료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 차관은 상황이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담담하게, 카그웨 장관은 단호한 어법으로 코로나 정보를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글 CCBB – Contents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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