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TV에서 사라진 여배우에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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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힐즈 정예선 대표, 전혜진 이사
직접 쓰기 위해 만든 화장품으로 사업 시작
배우, 간판 쇼호스트 이름 내려놓고 직접 영업
유방암 딛고 천연 화장품 사업 이끌어

1991년 미스코리아 ‘미스 유림’으로 뽑힌 전혜진. 이후 연예계에 진출해 드라마 ‘여자의 시간’을 시 작으로 ‘세 남자 세 여자’, ‘딸부잣집’, ‘노란 손수건’, ‘아이싱’ 등에 출연했다. 누구보다 바쁘게 활동하다 2008년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다. 2019년 드라마 ‘VIP’에서 이명은 역을 연기하면서 11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홈쇼핑 간판 쇼호스트’, ‘억대 연봉 쇼호스트’로 불렸던 정예선. 2001년 현대홈쇼핑 공채로 합격해 이·미용과 패션을 넘나들면서 쇼호스트로 20년 가까이 활동했다. 쇼호스트로서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단일 상품으로 판매량 100만개를 넘긴 현대홈쇼핑 최초의 쇼호스트다. 2000년대 후반에는 미용, 보험, 명품 판매 등으로 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두 사람이 만나 2016년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4년째 천연 원료 화장품 브랜드 ‘지바힐즈(Zevaheals)’를 운영 중이다. 이들이 만든 제품(https://bit.ly/3o7qz5J)은 갤러리아 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 목동, 천호점에 입점해있다. 이제 정예선씨는 쇼호스트가 아닌 대표로, 전혜진씨는 이사로 불린다. 공통분모가 없을 것 같던 둘이 만나 사업을 시작한 사연은 무엇일까.

전혜진 이사, 정예선 대표 / 지바힐즈 제공

◇암투병하면서 관심 생긴 천연 제품

정예선 대표와 전혜진 이사가 인연을 맺은 건 10여 년 전이다. 남편끼리 친해서 자연스럽게 만났고 관심 분야가 비슷해 친해질 수 있었다. 또 전혜진 이사가 과거 힘든 일을 겪을 때 옆에서 힘이 돼주기도 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었나요?

“(전혜진, 이하 전) 2014년 12월 유방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두렵진 않았어요. 7년 동안 죽음을 많이 겪어서 초연했어요. 2011년 흉선암 투병하던 둘째 언니가 세상을 떠났고 그전에 아버지, 어머니도 먼저 떠나보냈죠. 덤덤하게 ‘끝까지 싸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수술 후 33차례 방사선 치료도 받고 수술 부위 감염으로 재입원하기도 했죠.  

-힘들었지만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전) 암 투병하는 언니를 돌보면서 암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때 평소 거리낌 없이 쓰는 화학 제품이 얼마나 몸에 안 좋은지 알게 됐습니다. 제가 투병하면서 몸소 느끼기도 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에 무해한 천연 제품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정예선, 이하 정) 저는 41세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노산(老産)이었어요. 병원에서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 건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화학 제품이 안 좋다는 말에 좋아하던 향수도 뿌리지 않았죠. 가습기 살균제 등 이슈도 있어서 항상 조심했습니다. 그렇게 천연 제품에 관심을 두게 됐고 ‘시중에 쓸 수 있는 게 없으면 직접 만들어 써보자’는 생각에 전혜진 이사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2019년 드라마 VIP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전혜진 이사(좌), 과거 현대홈쇼핑 간판 쇼호스트로 활동하던 정예선 대표(우) / 지바힐즈 제공

◇입소문 타고 문의 들어오자 본격적으로 시작

-어떤 종류의 화장품이었나요.

“(전) 천연 제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천연 에센셜 오일에 대해 알게 됐고 메디컬 등급의 에센셜 오일을 수입해 사용했습니다. 메디컬 등급은 오일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먹을 수도 있죠. 원산지, 추출 시기, 추출 방법 등이 다른 곳과 다르기 때문에 직접 연락해 수입했어요. 또 사용해보니 건강하고 효과도 좋아 이를 계기로 천연 원료를 바탕으로 화장품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트록세루틴(Troxerutin)’입니다.

(정)트록세루틴은 화장품보다는 점안액 등 의약품에 사용하는 천연 원료죠. 이걸 이용해 크림, 마스크, 마스크팩 등을 만들었습니다. 쇼호스트와 배우 생활을 하면서 둘 다 많은 화장품을 접해봤어요. 하지만 기능, 향, 순함 등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화장품 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천연 원료인 트록세루틴으로 만든 제품은 달랐습니다. 순하면서도 효과가 탁월했습니다.”

-출시까지 이어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 우리가 쓸 거랑 지인 나눠줄 생각으로 정말 소량만 만들었어요. 저희도 쓰고 너무 만족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나눠줬습니다.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유방암 환자와 노산자가 만들고 쓰는 제품이라면 믿고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해줬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인사치레인 줄 알았는데 자꾸 구매 문의를 하는 걸 보고 사업을 결심했습니다. 바르는 천연 오일과 트록세루틴 원료로 만든 화장품 ‘트록세덤’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정)그러나 실제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천연 오일 판매가 어려웠죠. 해외에서는 오일의 필요성이나 인식이 높아요. 상비약 수준입니다. 화상을 입거나 근육통, 두통 등이 있을 때 꺼내서 바르죠. 반면 국내에서 오일 사용은 아직 테라피나 발향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품을 팔 때마다 오일의 역사부터 효과, 원료 원산지 등을 설명해야 했어요.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일을 ‘롤온(Roll-on·상단 볼을 굴리면 내용물이 묻어져 나오는 용기)’에 담기로 했죠. 어디든 쉽고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게 ‘롤앤힐’입니다. 롤앤힐과 트록세덤 출시 6개월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했어요.”

롤앤힐 오일. 먹을 수도 있는 메디컬 등급의 에센셜 오일로만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 지바힐즈 제공
본인의 유튜브에서 협찬이 아닌 직접 사서 쓰는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는 한혜연 씨./지바힐즈 제공

◇연예인이 직접 사서 쓰는 화장품, 목표는 건강한 기업

롤앤힐은 4가지 종류가 있다. 코로나 사태로 뜻밖의 특수를 보기도 했다. 독일에 있는 정 대표 지인이 마스크에 오일을 뿌려서 쓰고 다닌다는 말을 해줬다고 한다. 평소 사람들이 마스크 속 불쾌한 공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떠올랐고 이 스토리를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다.

트록세덤은 선크림, 세럼 등을 출시 예정이다. 트록세덤은(https://bit.ly/39szOJY) 연예인이 직접 사서 쓰는 화장품으로도 유명하다. 배우 이정재씨는 한 번 써보고 영화 시사회 때 많은 양을 자비로 구매해 관객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가 사용하는 모습이 유튜브에 나와 ‘한혜연 미스트’라는 애칭도 붙었다. 또 올해 2월 미국에 수출하자마자 ‘K-beauty awards’에서 미스트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3차 주문이 들어와 생산 중이라고 한다. 지금의 성과를 내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제품이 좋아 직접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배우 이정재 씨(우). 영상도 먼저 찍어서 보내온 것이라고 한다. / 지바힐즈 제공
전혜진 이사와 정예선 대표 / 지바힐즈

“(전) 배우, 간판 쇼호스트 이름을 다 버리고 한 회사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브랜드를 알리기까지 발로 뛰었습니다. 스파, CEO 모임, 기업 등에 가서 직접 오일을 손등에 발라주면서 설명하고 사용법 교육까지 했죠. 처음에는 모임에 가면 ‘연예인이 사업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와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그런 반응을 신경 쓰기보다 제품을 알리는데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영업을 다녔고 나중에는 진심을 알아주더군요.

(정) 고객에게 진실성을 전달하려면 제품력은 바탕이 돼야 합니다. 제품력을 키우기 위해 개발 과정부터 홍보, 영업까지 꼼꼼하게 참여해요. 홈페이지에 있는 모델 사진도 전부 전혜진 이사와 제 사진입니다. 정말 바쁘면 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게 사무실과 공장에만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때 다 정리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도 있었죠. 그러나 제품을 좋아해 주는 고객을 보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지바힐즈의 목표는 ‘좋은 제품을 함께 나누는 건강하고 투명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최상급 원료를 사용해 누구나 믿고 쓸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을 만들 거예요. 지금까지는 기초 라인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색조, 바디, 유아용품 등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누구누구가 하는 회사가 아닌 ‘건강한 화장품’ 하면 떠오르는 회사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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