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에 발발한 LG·SK의 ‘배터리 전쟁’…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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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

삼성 대 애플, 쿠쿠 대 쿠첸 등 

수년간 특허 침해 소송 전쟁 

서로 윈윈하는 합의로 끝나기도

‘배터리 전쟁’ 국내 대표 전기차 배터리 기업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2차 전지 기술을 놓고 벌인 특허 소송을 뜻한다. ‘영업 비밀 침해’와 ‘특허 침해’를 두고 양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조선DB

이 배터리 전쟁은 2019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영업 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소한 것이 시작이었다. 같은 해 9월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대상으로 배터리 특허(994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했다.

LG화학은 8월21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특허 소송 관련 증거 인멸을 주장하며 법적 제재를 가할 것을 ITC에 요청했다. 요청서에는 ‘994 특허’가 이미 LG화학이 개발한 기술이라는 주장도 담겼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특허 출원한 시점(2015년 6월)보다 훨씬 전부터 해당 기술을 적용한 ‘A7’배터리’를 미국 자동차 업체에 판매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994 특허 발명자는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연구원이고 A7 배터리의 세부 정보가 담긴 문서를 갖고 있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나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994 특허 등록 이전에 LG화학의 선행기술(A7 배터리)을 빼간 것이 컴퓨터 파일로 존재했고, 소송 제기 후 SK이노베이션이 파일을 삭제한 흔적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바로 반박했다. “994 특허는 자체 개발 기술이 분명하다. 특허 출원한 시점이 한참 지났는데, 당시에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기술의 유사성을 주장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특허는 자체 개발 기술이 명백하고 LG화학이 특허를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전쟁의 승자는 2020년 10월 ICT의 최종 판결로 결정될 예정이다.

특허를 두고 소송을 벌인 라이벌 기업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뿐만이 아니다. 과거 배터리 전쟁과 같은 소송을 벌인 기업들을 알아봤다.

◇영원한 라이벌 삼성vs애플

세계적인 IT기업 삼성전자와 애플은 2011년부터 7년 동안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를 놓고 분쟁을 벌였다. 애플은 ‘검은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를 둔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기본 디자인’, ‘액정화면 테두리’, ‘앱 배열’ 등 세 가지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10억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요구했다.

2012년 1심 법원은 삼성에 9억30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후 애플의 일부 특허가 무효 판결을 받아 연방 대법원 상고심에서 삼성의 배상액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렇게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항소를 반복하면서 법적 분쟁은 끝날 기미가 없었다. 그러나 2018년 6월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소송 합의를 발표했다.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 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삼성과 애플이 7년간의 특허 소송을 합의로 끝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같은 이유로 다시 제소할 수 없는'(dismiss with prejudice)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과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다.

◇쿠쿠와 쿠첸의 ‘밥솥 전쟁’

국내 대표 전기밥솥 브랜드 ‘쿠쿠’와 ‘쿠첸’의 특허 소송도 유명하다. 일명 ‘밥솥 전쟁’이다. 이 밥솥 전쟁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됐다.

2013년 쿠쿠가 “쿠첸이 분리형 커버 관련 쿠쿠전자 특허를 2건 침해했다”며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쿠첸은 즉시 “분리형 커버는 이미 일본에서 1970년 전부터 썼던 방식이었고 쿠첸도 1980년대부터 채택한 방식”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이후 쿠쿠는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지만 판결문을 보면 쿠첸이 쿠쿠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이 인정됐다”면서 2015년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다. 쿠첸의 ‘분리형 커버 압력밥솥 안전 기술’이 쿠쿠의 특허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었다.  

이 밥솥 전쟁은 결국 쿠쿠의 승리로 끝났다. 재판부가 쿠첸이 쿠쿠의 특허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고 쿠첸도 이 점을 인정했다. 쿠첸은 손해배상금으로 36억6000만원을 지급해야 했다. 또 해당 기술이 사용된 제품과 설비를 모두 폐기해야 했다.

◇협력으로 분쟁 끝낸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

소송 끝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고 두 기업이 협력을 도모한 사례도 있다. 화장품 업계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을 상대로 2012년 자외선 차단 화장품 관련 기술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점도를 조절한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피부에 효율적으로 바를 수 있는 기술을 2008년 3월 특허출원했다. 이후 아이오페 에어쿠션 선블록 등 6개 제품을 판매해왔다. LG생활건강은 이 기술을 응용한 2개 제품을 출시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4년 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2015년 두 기업은 “각사가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의 등록 특허에 관한 상호 간 ‘통상실시권 허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통상실시권 허여’는 등록 특허의 특허권자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해당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하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에 쿠션 화장품 특허 사용을, LG생활건강은 치아미백 패치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계약으로 두 기업은 2012년부터 계속해온 특허 관련 소송을 취하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온 특허 분쟁을 끝내고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힘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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