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지적에…일본인이 한국인에 한 충격적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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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머리가 나빠…그러니까 일본에 점령당했지”

최근 대낮에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한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들은 말이다. 호텔 직원으로 일하는 한국인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일본인이 퍼붓는 모욕적인 ‘혐한(한국에 대한 혐오 감정)’ 발언을 들어야 했다. 

최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은 투숙객이 아닌 일본인 남성이 호텔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는 욕설과 혐한 발언을 쏟아냈다.(위 사진은 내용과 관계없음)/TV조선 방송 캡처, 조선DB

이 사건은 11월2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 흡연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한국인 직원은 투숙객이 아닌데 호텔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본인 중년 남성을 봤다. 이에 “이곳은 숙박객 전용 흡연 구역이니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일본인은 근처에 흡연장이 없어 한 대 피우고 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머리가 나쁘구나! 코리아” “야 코리아, 일본인은 더 머리가 좋다”라고 했다.

그는 모욕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좀 더 영리하게 장사해라” “이 주변 한국인을 다 괴롭혀 주겠다” “네가 그런 태도를 보이니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이나 혐오 표현)가 있는 것이다”라는 막말을 했다. 심지어 “너는 뇌가 부족해서” “그러니까 일본에 점령당하는 것이다” “너 같은 것은 XXX” 등 욕설과 혐오 발언을 되풀이하다가 자리를 떠났다.

◇한국인 대상으로 한 일본 내 혐한 논란 이어져

몇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재일 한국인이나 조선인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헤이트 스피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본 내 혐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혐한’이라는 단어는 반한 감정을 대표하는 용어로 쓰인다. 일부 일본인은 자이니치(재일한국인에 대한 비하적인 표현), 총(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 등의 비하 단어를 쓰면서 한국에 대한 혐오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한국인 손님에게만 생수 값을 받는 일본 유명 스시집이 논란이었다.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유명 회전초밥 체인인 간코스시의 신오사카역점은 한국어 메뉴판에만 물값을 표기했다. 반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메뉴판에는 적혀있지 않았다. 이 사실은 일본에 사는 재일 교포 A씨가 적은 트위터 글을 시작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맛있게 초밥 잘 먹고 나오는데 마지막에 기분 잡쳤다”면서 “물을 주문하는데 한국어 메뉴에 180엔(약 2000원), 일본어 메뉴에는 0엔이었다”고 했다. 이어 “영어랑 중국어 메뉴도 확인해 봤는데 0엔이었다”고 덧붙였다. 분노한 A씨는 점원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점원은 죄송하다면서 물은 무료라고 가져다줬다고 한다. 글쓴이는 “화가 나서 계산할 때 한 번 더 항의했다”면서 “꽤 큰 체인점이고 맛있어서 종종 갔지만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네티즌은 “한국인 차별 아니냐” “한국인에게만 돈을 더 받으려는 ‘꼼수’가 아닌가” “일본어 모르는 사람은 한국어 메뉴판만 보고 당할 뻔했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간코스시 공식 홈페이지에는 “메뉴 표기에 오류가 있었다”면서 “현재는 한국어 메뉴에도 물값 0엔으로 수정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어 메뉴에만 오류가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았다.

◇한국인에게 고추냉이 폭탄, 묻지마 폭행 사건도…

일본 오사카의 한 초밥 체인점에서는 한국인이 주문한 초밥에만 와사비를 많이 넣는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와사비를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 아예 와사비를 초밥에 넣지 않기도 했다./채널A 방송 캡처, SBS 방송 캡처

2016년 일본 오사카에서 ‘와사비 테러’도 일어났다. 논란이었던 곳은 일본 초밥 체인점 ‘이치바즈시’의 난바점이었다. 이 가게를 다녀간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선 “와사비(고추냉이) 테러를 당했다”는 등의 불만이 속출했다. 한국인이 주문한 초밥에만 와사비를 많이 넣는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지점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B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와사비를 야구공만큼 줘서 처음에는 장난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지하게 그러더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매웠다. 눈물까지 나더라. 처음에는 실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다 보니까 너무 강도가 세더라. 그래서 일부러 그런 거라는 걸 알았다. 많이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와사비를 가득 넣은 초밥을 먹고 괴로워하자 식당 직원들이 이를 보고 웃는 걸 목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시킨 음식을 다 먹지도 못했다면서 “나중에 와사비를 조금만 달라고 다시 주문했는데, 이후엔 아예 와사비를 초밥에 넣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약 올린 거다. 그걸 보고 그냥 계산하고 나왔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초밥집은 “외국인 손님들이 와사비를 많이 넣어달라고 요구해서 사전에 확인 없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오사카의 한 버스회사 직원은 한국인 손님에게 ‘총(한국인을 비하하는 멸칭)’이라고 적힌 버스표를 건네 논란이 일었다./YTN

‘와사비 테러’ 이후 한동안 오사카 일대에는 혐한 소동이 이어졌다. 오사카 난카이전철에서는 한 승무원이 “오늘은 외국인 손님이 많이 타 불편하게 하고 있다”는 차별적인 안내 방송을 했다. 해당 전철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난바와 간사이공항 등의 구간을 운행한다. 논란이 이어지자 오사카 난카이 전철 홍보는 “외국인이 많아 방해받는다는 일본 손님 항의로 마찰을 피하려고 방송했다.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밖에도 오사카의 한 버스회사는 한국인에게 판매한 버스표 이름 칸에 ‘김총’이라고 표기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총’은 일본에서 한국인을 비하할 때 쓰는 은어로 ‘조센징’을 뜻한다.

13살 한국인 소년이 20대 일본 청년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보도. 이후 주 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는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올렸다./SBS, 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홈페이지

또 오사카 유명 관광지 도톤보리에서는 가족 여행 중이던 13살 한국인 소년이 20대 일본 청년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가족 여행차 일본을 방문했던 C씨는 중학생 아들이 일본 여행 중 행인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당시 C씨는 아들, 딸, 아내와 함께 도톤보리의 한 다리에 서 있었다. 그때 20대로 보이는 일본인 남성이 갑자기 뒷발로 아들의 배를 가격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아들을 보호하려다 팔 부위를 맞아 부어올랐다고 전했다. 사건 다음 날 주 오사카 대한민국 영사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현행법상 직접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일정상 한국에 돌아와야 했고 경찰에서 조사받을 시간이 없어 신고도 못 한 채 귀국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유명 일본 여행 인터넷 카페에는 “나도 도톤보리에서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도톤보리 여행에서 아내가 한 일본인 여성에게 엉덩이와 다리를 발로 차였다. 아내 양쪽 다리에 피멍이 들었다”고 했다. 사건이 잇따르자 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측은 “도톤보리에서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야간 시간대 비슷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안전에 유의하라”는 공식 안내문까지 올렸다.

◇DHC, 유니클로, APA 호텔 등 기업도 혐한 논란

한국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디에이치시(DHC)가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디에이치시 텔레비전’./해당 방송 캡처, JTBC 방송 캡처

한국에 진출해 이익을 얻고 있는 일본의 대기업도 혐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작년 8월 일본 화장품 회사 디에이치시(DHC)가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디에이치시 텔레비전’의 출연자들은 ‘조센징’이라는 한국인 비하 표현을 썼다. 또 한 출연자는 “조센징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해서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망언을 했다. 이 밖에도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독도를 한국이 1951년부터 무단 점유했다”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일본 자민당 의원의 말을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DHC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었다. 

유니클로가 공개한 ‘후리스 25주년’ 글로벌 광고가 위안부를 모독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유니클로 광고 영상 캡처

작년 일본 의류 회사인 유니클로의 광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클로는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유니클로 인기 방한 제품인 ‘후리스’ 25주년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3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는 98세 패션 컬렉터 백인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흑인 소녀가 등장해 이야기를 나눈다. 영상 속 소녀는 할머니의 옷차림을 칭찬하면서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할머니는 “맙소사! 그렇게 오래된 건 기억하지 못해”라고 답한다. 문제는 국내 편 광고 자막의 내용은 이와 달랐다는 점이다. 국내 편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번역했다. 국내 누리꾼은 이 번역이 일제강점기 시대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한 것이라 봤다. 영상 속에서 언급한 80년 전인 1939년은 한국이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 강점기 시기다.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다. 이에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제기된 위안부 할머니를 모독하기 위해 자막을 넣었다는 의혹 등 여러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프런트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관련 책자를 판매하는 APA호텔./서경덕 교수팀

도쿄에만 60여 개의 호텔을 운영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아파(APA) 호텔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서적들을 호텔 프런트와 객실에 비치해 판매하고 있다. 이 책은 모토야 도시오 아파호텔 회장이 직접 썼다. APA 호텔은 2017년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때도 선수단 공식 숙소에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를 왜곡하는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논란이었다. 

혐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에서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작년 한국일보와 요미우리 신문이 매년 진행하는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한일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현재 한일관계가 나쁘다고 봤다. “한일관계가 나쁘다”는 응답이 한국에선 82.4%, 일본에선 83%에 달했다. 2018년 6월 조사보다 한국에선 13.5%포인트, 일본에선 20%포인트 급증했다. 또 한국인 75%와 일본인 74%가 각각 상대국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일본에서 한국에 대해 이같이 응답한 비율은 74%로 1996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거듭 사죄할 필요성을 묻자 한국에서는 ‘필요 있다’가 87%, 일본에선 ‘필요 없다’가 80%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본 내 혐한 논란에 대해 일본 사회가 우경화(일본이 저지른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현상)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또 ‘헤이트 스피치’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처벌이 약해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혐한 논란을 규제하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뜻이다. 

헤이트 스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이하 억제법)을 2016년 제정·시행 중이다. 그러나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도는 ‘도쿄도 올림픽 헌장에 명문화된 인권 존중의 이념 실현을 지향하는 조례’에 의해 부당하게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이 있으면 이를 심사해 개요를 공개하는 등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행위자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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