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씨가 극찬한 뒤 주문 폭발…2호점까지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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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매장은 커피 전문점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올리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누구나 선호하는 음식이라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레드 오션이기도 하다. 국토연구원 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영업 중인 치킨집은 전국에 모두 8만5320개였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장에 독특한 아이템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다. 로봇으로 치킨을 튀기는 ‘롸버트치킨’ 강지영(35) 대표다. 증권사와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다 치킨을 만드는 로봇을 떠올린 그는 창업을 하고 실제 로봇을 제작해서 작년 2월 서울 논현동에 롸버트치킨 1호점을 개점했다. 홀 운영 없이 배달과 포장 판매만 전문으로 하는 ‘롸버트치킨’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여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이 롸버트치킨의 ‘후추 치킨’을 극찬하자 다음날 배달 주문이 100개 넘게 들어오기도 했다. 최근 직영 2호점을 개점한 그를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지영 대표

– 정말 로봇으로 치킨을 만드는 게 가능한가.  

“주방에 로봇 두 대가 있어요. 흔히 협동 로봇이라 부르는 로봇 팔이에요. 한 대는 반죽과 튀김 파우더를 담당하고 다른 로봇은 튀김 담당입니다. 로봇이 반죽에 튀김 파우더까지 충분히 묻혀서 다른 로봇에게 넘겨 주면, 그걸 받은 로봇은 튀김기에서 정해진 레시피에 맞춰 튀김을 하죠. 튀김이 끝나고 기름을 충분히 털어줘서  프라이드치킨을 완성하는 것까지 로봇 담당이에요. 하나의 행동이 끝날 때마다 로봇이 스스로 고압스팀으로 소독을 해서 위생까지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 어떻게 로봇으로 치킨을 만들어볼 생각을 하게 됐는지. 

“우연히 뉴스에서 미국 MIT 학생 4명이 볶음밥을 만드는 로봇을 개발해서 보스턴에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스파이스’를 차렸다는 걸 봤어요. 한 끼에 10달러가 넘는 돈을 지불하며 학교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불만이 가득한 학생들을 떠올렸다고 해요. 4명이 2년 동안 개발한 로봇으로 만든 볶음밥을 7달러에 판매하는 레스토랑을 만들었어요. 매장을 찾은 사람들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로봇이 볶음밥을 만드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죠. 더 찾아보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햄버거를 로봇으로 만드는 레스토랑도 있었어요. 한국에는 없던 거라 꼭 제가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1호점에서 강지영 대표가 일하고 있는 모습. 치킨 상태를 확인 중이다. /본인 제공

– 치킨 튀기는 로봇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로봇을 만드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일단 요리하는 로봇을 관찰하러 직접 미국으로 건너갔죠.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봇이 햄버거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치킨을 조리하기 위해 로봇을 어떻게 만들지 구상했어요. 처음에는 로봇 팔이 아니라 조리를 위한 완벽한 기계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로봇을 제작하는 공장이 있는 중국 심천과 한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소문했어요. 쉽게 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어요. 제가 구상했던 기계는 만들 수 없다는 공장이 대다수였고 만들어 준다는 곳은 너무 높은 가격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재료들이 이동하는 기계 말고 로봇 팔을 이용한 협동 로봇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금 롸버트치킨에서 치킨을 만들고 있는 두 개의 로봇입니다.”

– 로봇을 제작하는데 얼마가 드는지 궁금하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걸 감안하면 개발 비용까지 포함해서 첫 번째 로봇을 완성하기까지 1억3000만원 정도 들었어요. 이제 노하우가 생겨서 2호점을 오픈할 때에는 7000만원 선에서 로봇을 제작했습니다. 계속 만들기 시작하면 로봇 제작 단가는 점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 전공이 무엇인지. 창업이 원래 꿈이었나.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이 증권사였어요. IB 부서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5년 동안 증권사에서 IB로 일하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벤처캐피털(VC) 회사로 이직해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하면서부터는 벤처 회사들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그러다 로봇으로 조리하는 로보틱 키친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하게 됐죠. 학창 시절에는 꿈이 예능 PD였어요. 무한도전을 너무 좋아해서 무한도전에서 대학생 인턴으로 활동한 경험도 있습니다.” 

최근 개포동에 오픈한 롸버트치킨 2호점의 주방 모습. /본인 제공

– 주방에서 로봇을 활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가. 

“조리를 로봇이 담당하면 치킨 매장을 운영하면서 요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로봇은 입력된 레시피에 따라 조리과정을 수행해요. 모든 요리의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죠. 그리고 과정에 막힘이 없다 보니 속도도 훨씬 빨라요. 조리 과정마다 로봇 스스로 고열 세척을 해서 위생적이라는 장점도 있어요. 단순히 주방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일하는 사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키친을 만드는 주방에는 하루 종일 기름으로 인한 유증기가 떠다녀요. 건강에 좋을 수 없는 환경이죠. 그걸 로봇에게 맡기는 셈이에요. 테이크아웃을 위해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키오스크로 주문한 후 로봇의 조리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세요.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2호점의 로봇은 조금 달라 보인다. 

“로봇은 조금씩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2호점의 로봇은 1호점보다 속도를 높였어요. 2배 정도 생산성이 높아졌습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주문이 한꺼번에 몰렸을 때 효과가 바로 나타나요. 사람이 하게 되면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이 없는데, 로봇은 대량의 조리과정을 주문 순서대로 알아서 해주니 치킨집을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이 훨씬 줄어들겠죠.”

tvN 식스센스에 등장한 롸버트치킨. 출연진들에게 맛으로 인정받았다. /유튜브 영상 캡처

–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유재석 씨가 롸버트치킨을 극찬했다던데. 

“한 PD가 제 인스타그램을 보고 섭외를 요청하셨어요. 로봇으로 치킨을 만드는 모습이 신기했나 봐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촬영에 응했는데, 유재석 님이 오셔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방송에서 우리 치킨을 맛보고는 메뉴 중에 ‘후추는 후추후추’ 치킨이 정말 맛있다고 칭찬하셨죠. 그랬더니 다음날 100마리 넘게 주문이 밀려들었어요.” 

– 창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스타트업을 하다 보니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었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창업을 준비하며 로봇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까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매장의 인테리어 하나를 결정하는데도 여러 외주 회사들과 조율하고 협의해야 하죠. 사업은 스트레스의 연속인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취미로 즐겨하는 운동은 골프와 헬스. 야구 관람이나 락페스티벌도 즐긴다. /본인 제공

–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운동을 워낙 좋아해요. 운동할 때는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운동을 즐겨요. 헬스도 하고 등산도 하고 골프도 좋아해요. TV를 보고 요즘 유행하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도 즐깁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찾아서 밤새 듣기도 하죠.” 

– 로봇의 활용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로봇이 주방을 맡으면 그만큼 누군가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시각도 있어요. 하지만 롸버트치킨의 로봇은 사람을 돕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힘든 조리 과정을 로봇에게 맡기면 보다 편하고 안정적으로 치킨 매장을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인력 대체보다는 건강에 안 좋은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는 관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강지영 대표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무엇보다 롸버트치킨이 정말 맛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로봇을 더 업그레이드할 생각입니다. 로봇을 작게 만들고 안정화시키고 가격도 더 합리적으로 맞추고 싶어요. 거기에 서비스 역량을 키운 다음 가맹점도 개설하는 게 제 꿈입니다.” 

글·사진 CCBB 친절한 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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