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보다 많다고요? 실제론 이 정도 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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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직업이 유튜버라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전업유튜버의 세계에 뛰어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늘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구독자 10만명을 모아야 한다.” 내가 만든 채널을 선택해 보는 구독자가 10만명은 넘어야 의미 있는 수익이 난다는 말이다. 구독자 10만명을 거느린 유튜버는 얼마를 벌까?

리나. /본인 제공

유튜브 채널 ‘리나의 일상’을 운영하는 리나는 곧 실버버튼 개봉 영상을 채널에 올릴 생각이다. 유튜브를 서비스하는 구글은 구독자 10만명을 모은 유튜버에게 우편으로 실버 버튼(Silver button)을 보낸다. 리나는 “작년 12월엔 유튜브 광고로 60만~70만원 정도를 벌었다”고 했다. 2021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720원. 월급으로 치면 182만 2480원(주 40시간 근무 기준, 주휴 수당 포함)이다. 쉽게 말해 유튜브 광고수익만으로는 최저임금을 벌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리나는 주 1회 정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해서 추가 수입을 올렸다. “150~250분이 라이브 방송을 봤습니다. 라이브 도중 후원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130만원 정도 후원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한 달간 유튜브로 번 돈은 200만원 정도인 셈이다.

리나. /본인 제공

사실 리나는 약 1년 전 구독자 10만을 달성했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작년 3부터 11월까지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 당연히 광고로 받는 돈과 라이브 방송 시청자가 줄었다. “방송을 쉬기 전엔 한 달 광고 수입이 200만~250만원 정도였습니다. 라이브 방송을 보는 분도 많았어요. 600명이 라이브를 보신 적도 있어요.” 라이브 방송을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후원금도 늘어난다. 1년 전에는 유튜브로 한 달에 약 400만원을 벌었다.

또 일부 유튜버들은 상품 홍보 광고를 만들어 수익을 낸다. 리나도 광고 영상을 찍었다. “미용 기구 광고를 딱 한 번 했습니다. 금액은 100만원 미만이었습니다. 제의는 많이 들어왔지만 대부분 거절했어요.” 광고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그녀가 사회 문제를 다룬 영상을 많이 만드는 이른바 이슈 유튜버이기 때문이다. 주로 들어오는 광고가 화장품 등 미용 제품 쪽이라 영상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리나는 열심히 하면 전처럼 월 400만원 정도 수입을 내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김경렬 원장. /유튜브 ‘부산의자 김원장’ 캡처

같은 실버 버튼 유튜버라도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부산의사 김원장’ 채널을 운영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김경렬 원장은 2020년 4월 실버버튼 개봉영상을 올리면서 수익을 공개했다. 당시 구독자는 11만5000명. 그는 영상에서 “(2019년) 8월 광고 수입이 6190달러였다”며 그땐 “장미빛 미래를 꿈꿨다”고 했다. 지금 한 달 700만원 정도를 버는데 구독자가 더 늘어나면 본업인 의사보다 취미인 유튜버로 더 많이 벌겠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그러나 그는 곧 꿈에서 깼다. 당장 9월 광고 수입이 966달러로 급감했다. 10월엔 1129달러, 11월 1481달러, 12월 933달러, 1월 666달러, 2월 1009달러, 3월 815달러였다. 김 원장은 자신의 한달 유튜브 수익이 “100만원 근처를 오간다”고 했다. 이어 “5월엔 세금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을 모두 혼자 한다. 영상에서 그는 유튜브 영상 제작을 ‘혼자 하는 취미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이의상 단희부동산 대표. /유튜브 ‘단희TV’ 캡처

같은 10만 구독자를 가지고도 남보다 더 많이 버는 유튜버도 있다. 부동산 재테크 채널인 단희TV를 운영하는 이의상 단희부동산 대표는 지난 2018년 실버버튼 개봉 영상을 올리며 광고 수익을 공개했다. 그는 “구독자가 5000명일 때 월 광고 수입이 30만원이었다”며 “5만명으로 늘어나면 수입 300만원을 낼 것이라 예측했지만 실제 5만명일 때 수입은 예상보다 더 많았다”고 했다. 구독자 10만명 달성 후 광고수익도 공개했다. “최근 28일간 수익이 7453달러”라는 것이다. 당시 환율로 841만원이었다. 즉 구독자가 5000명에서 10만명으로 20배 늘었는데 수입은 30만원에서 841만원으로 28배 늘어난 셈이다. 현재 단희TV 구독자는 52만명이 넘는다.

이의상 단희부동산 대표의 한달 광고수익. /유튜브 ‘단희TV’ 캡처

같은 구독자 10만인데 수입이 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동영상 콘텐츠 제작업체 RSMID 정주헌 대표는 “영상 주제, 위치, 재생 숫자 등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경제 관련 동영상에 붙는 광고 단가가 높고, 엔터테인먼트 쪽은 낮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관련 영상에 붙은 광고는 사람들이 한번 볼 때 100원을 받을 수 있다면 아이돌 영상은 10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돌 영상 재생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영상 하나로 벌어들이는 돈은 오히려 아이돌 영상이 많을 수도 있다.

미래의 전업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도 있다. 유튜브 광고단가는 지난 1~2년간 약 2배 상승했다. 한 MCN(여러 유튜브 채널을 관리, 서비스하는 업체) 관계자는 “같은 채널에서 같은 트래픽이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2년 전보다 광고수익이 2배 정도 더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광고주 입장에선 슬픈 소식이다. 재작년 유튜브 한국 cpm 광고단가(단위광고비용/노출 회수×1000)는 1.5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3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재작년엔 20원 정도면 타겟팅 하지 않은 광고를 유튜브 사용자 1명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쉽게 말해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 같은 타깃을 정하지 않고 광고 한번을 보여주는 비용이 20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같은 광고 가격이 40원 정도로 올랐다.

하지만 유튜브 광고 단가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전업유튜버의 미래가 장미빛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문제는 한국 유튜브가 포화 직전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 작년 9월 국내 유튜브 사용자가 4319만명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의 약 83%가 이미 유튜브를 쓰고 있었다. 이용자가 더 늘어나기 힘든 수준이다. 반면 미래 전업 유튜버 후보는 계속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유튜버 정보 사이트인 녹스인플루언서는 작년말 기준 구독자 10만명 이상 100만명 이하인 국내 유튜브 채널은 4770개라고 발표했다. 2020년 1월 3740개에서 28% 증가했다. 경쟁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광고주와 구독자 증가속도는 예전만 못하다.

10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가 얼마를 버는지를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미래 수익 예측도 마찬가지다. 변수가 너무 많은데다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실버 버튼을 받은 사람들은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많이 번다”고 말한다. 물론 10만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그 정도 버는 것은 아니다. 부산의사 김원장처럼 취미로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 정주헌 대표는 “구독자가 10만명이면서 활발하게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 월수익이 대체로 4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직업을 물으면 유튜버라고 한다.

글 CCBB 백강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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