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진짜 무너진 특급호텔들, 그자리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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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매각 진행
호텔 헐고 주거시설 짓는다

호텔신라가 사상 첫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영업손실은 1853억원이었다. 2019년 2958억60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매출도 44.2% 감소한 3조1880만원으로 드러났다. 호텔신라뿐 아니라 국내 호텔 대부분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2020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250만명으로 2019년보다 85.7% 감소했다. 이에 관광 수입 약 21조5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호텔업은 4조30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여행업(7조4000억원) 다음으로 피해규모가 큰 셈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매출이 떨어지자 많은 호텔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네이버 호텔 캡처

문 닫은 호텔은 시장에 매물로…바빠진 건설사

서울 강남 최초의 특급호텔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가 2021년 1월 말 영업을 종료했다. 쉐라톤 팔래스는 객실 331개, 회의실 11개, 지상12층 규모의 5성급 호텔이다. 1982년 서울 강남권 최초의 특급 호텔로 영업을 시작했다. 특급호텔이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코로나19에 두 손을 들었다. 2020년 1~3분기 매출은 169억원으로 2019년 동기 매출보다 40% 줄었다. 영업손실은 19억원에서 86억원으로 뛰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쉐라톤 팔래스 호텔은 결국 매물로 나왔고 부동산개발업체 더랜드가 3500억원에 인수했다.

쉐라톤 팔래스 호텔을 포함해 서울 내 호텔 대부분이 매물로 나왔다. ‘버닝썬 사태’로 유명해진 서울시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도 팔렸다. 지하 7층~지상17층에 대지면적 1만362㎡를 자랑하는 르메르디앙 호텔은 버닝썬 사태로 인한 이미지 실추에 코로나19 경영난이 더해져 결국 매각 절차를 밟았다. 1월29일 해당 부지를 현대건설과 부동산 개발회사 웰스어드바이스가 7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밖에도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았던 명동 호텔 90%가 매물로 나왔다. 또 이태원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는 크라운 호텔, 스위스 그랜드 호텔, 명동 티마크 호텔, 제주 히든클리프 등이 매각을 검토 중이다. 건설사는 물론 부동산개발사, 투자은행 등이 좋은 물건을 잡으려 바삐 움직이고 있다.

르메르디앙 서울(좌), 잠실 시그니엘 서울(우). /네이버 호텔 캡처, 롯데호텔 제공

건설사가 사들인 호텔 부지에는…

건설사, 부동산개발사 등이 관심을 두고 인수에 나선 이유는 바로 땅이다. 서울에 새 건물을 지을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호텔 부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호텔을 인수한 대부분 건설사 및 개발사는 건물을 허물고 주거시설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쉐라톤 팰라스를 인수한 더랜드 측은 “현재 호텔 건물을 허물고 해당 부지를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메르디앙 호텔을 사들인 현대건설과 웰스어드바이스도 마찬가지다. 현대건설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내 입지 좋은 부지를 찾기가 어려운데 호텔이 대부분 도심의 좋은 지역에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호텔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닌 잠실 시그니엘처럼 주거시설을 포함한 고급 주상복합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평균 2개 호텔 부지에 아파트 1동이나 오피스텔 3동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상복합 오피스텔의 경우 500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암생활 입구. /아이부키 홈페이지 캡처

호텔을 공유 주거지로 바꾸기도

업계에서는 호텔 전 객실이 아닌 일부 객실 및 시설을 공유 주거지로 바꾸는 움직임도 있다. 공유주거지는 객실에 입주해서 살면서 헬스장, 식당, 라운지 등 호텔에 있는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은 전체 1700객실 중 500실을 공유주거지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서울 성북구에는 관광호텔을 개조한 1인 공유주택 ‘안암생활’이 있다. 안암생활은 1인 청년들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사회주택기업 아이부키가 유휴 호텔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공임대주택이다. 총 122세대로 전용면적 13~17㎡의 복층 및 일반형 원룸으로 구성돼있다. 월세는 시세 45% 수준인 30만원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전·월세 대책으로 개조한 호텔을 공공주택으로 내놓는다는 발표로 ‘호텔거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실상은 1인 주택으로 적합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누리꾼은 “1인 가구가 살기에 저렴하고 좋다”, “고시원이나 원룸텔보다 가격은 저렴하고 시설도 좋다”, “1인 가구에는 좋은 정책. 그런데 이를 전·월세 대책 해결책이라고 하니 욕먹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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