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쏟아지는 카피 제품 이겨낸 원조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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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플러스 오교선 대표
국내 최초 샤워기 필터 기술 특허
샤워기뿐 아니라 주방용, 세면대용도

투명 샤워기가 인기다. 샤워기 안에 있는 필터가 불순물을 걸러주기 때문이다. 또 투명하기 때문에 필터의 오염 정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교체할 수 있어 믿음이 간다는 이유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업체에서 투명 샤워기와 필터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국내 제조, 판매 업체만 10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 가장 먼저 해당 기술의 특허를 낸 곳이 있다. 바로 샤워플러스다.

샤워플러스는 2006년 국내 최초 샤워필터장치를 개발했다. 2010년 해당 필터 장치를 간편화한 것이 지금의 투명 필터 샤워기의 모습이다. 샤워플러스는 오교선(57)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B2C 판매는 물론  SK, 쿠쿠, 바디럽, 루헨스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필터샤워기 시장의 선두주자였지만 처음부터 샤워기에 관심이 있었던 아니었다. 정수기와 기계식 비데를 개발하던 그가 샤워기에 주목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샤워플러스 오교선 대표. /샤워플러스 제공

샤워플러스 오교선 대표. /샤워플러스 제공

정수기와 비데 만들다가 샤워기로

오교선 대표는 전기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2004년 ‘신일 아이엔티(현 샤워플러스)’ 제조기업을 차렸다. 그는 “다른 직장인들처럼 사장이 돼서 내 사업을 하는 게 꿈이었다”면서 회사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일아이엔티는 기계식 비데와 정수기 개발사였다. 모두 물과 관련된 제품이었다. 물에 대한 오 대표의 관심은 샤워기까지 이어졌다.

“정수기, 비데 등이 모두 청결함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나온 제품입니다. 특히 마시는 물에 대한 니즈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정수기 시장도 함께 커졌죠. 대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물과 관련된 제품이면서도 타 기업의 견제를 받지 않는 시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왜 씻을 때 사용하는 물은 마시는 물 만큼 따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샤워기에도 정수기에 들어가는 필터를 도입한 제품을 만들면 사업성도 좋고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았죠.”

2006년 국내 최초로 샤워기 전용 필터(bit.ly/2NRQlxZ)를 만들었다. 그때는 지금과 같은 모양이 아니었다. 샤워기 헤드가 아닌 수전에 직접 연결하는 필터 장치였다. 필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생소한 제품이고 그때까지만 해도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고 설치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오 대표는 “정수 필터가 좋은 건 알겠는데, 손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수전에 직접 연결해야했던 초기 모델(좌)과 4년 연구 끝에 더욱 간편하게 만든 필터샤워기(우). /샤워플러스 제공

누적 판매량 300만개 필터샤워기 개발

다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수전에 연결하는 것보다 훨씬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야 했다. 4년 동안의 연구·개발 끝에 샤워기에 직접 필터를 넣은 필터 샤워기를 완성했다. 샤워기 몸통에는 정수기 1차 필터인 세디먼트(Sediment) 필터를 적용했다. 1~1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필터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다. 샤워기 헤드에는 수처리제에 쓰이는 아루샨칼슘볼, 향균기능성볼 등으로 구성한 2차 필터를 넣었다. 이 역시 정수기나 공기청정기는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데 사용된다.

“샤워기 자체도 투명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해 필터를 교체할 수 있게 했어요. 정수기를 사용하다 생긴 의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입니다. 정수기를 사용하면 비용을 내고 정기적으로 필터 관리를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좋은 정수 효과를 얻고 있는지 몰라요.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직 멀쩡한 필터를 교체 주기가 됐기 때문에 이유 없이 바꾸는 경우도 더러 생깁니다. 사용자가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서 직접 필터를 보고 교체 시기를 판단하게끔 투명하게 만들었어요.”

2010년에 출시했고 2016년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25만개 이상이 팔렸다. 해외에도 샤워용 필터가 있었다. 그러나 필터 교체 주기를 제대로 알 수 없었고 대부분 일회용이었다고 한다. 기존 제품과 차별을 둔 덕분에 인기를 얻었다. 출시 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200만~300만개 정도다. 온라인몰(bit.ly/2NRQlxZ)에서도 인기다.

필터 기능 테스트. /샤워플러스 제공

카피 제품 쏟아졌지만 원천 기술로 제품군 넓혀가

그러나 오교선 대표는 언제부턴가 사업이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우후죽순 카피제품이 생기면서부터다.

“생활 속 위생 관념이 바뀌자 필터 샤워기가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도 커졌죠. 좋은 현상이지만 그 안에서 무작정 제품을 베끼는 곳도 생겼습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걸 너무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력보다는 누가 광고를 많이 하는지가 관건이 됐습니다. 가장 많이 노출되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취급  받으니 아쉽습니다.”

샤워플러스는 필터샤워기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도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고 제품으로 구현했다. 그 결과 샤워기뿐 아니라 세면대용 필터, 주방용 필터, 반려동물용 샤워기 등을 출시했다. 그중 주방용 필터가 인기가 많다. 주방에서 가족이 먹는 과일, 채소, 쌀 등을 세척하다 보니 주부들에게 인기다.

주방용 모델과 이를 사용해본 사용자 후기. /샤워플러스 제공

“녹물, 유해성분 등 불순물 제거 기능은 기본입니다. 여기에 최근 LED 불빛을 넣었습니다. 온도 센서가 있어 물 온도에 따라 빛이 달라져요. 차가우면 파란색, 따뜻하면 녹색, 뜨거우면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함께 수요가 늘었습니다. 2014년 출시 후 지금까지 주방용 정수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 정도 됩니다.”

이런 샤워플러스의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지금까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쪽에는 조금씩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수요를 확인한 해외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나라마다 샤워 문화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기존의 제품을 개발할 것입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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