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는? 서울 아닌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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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도시’ 세종

전국 행복지수 1위 비결은?

#1.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소비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보다 2.3% 줄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약 9%가 감소한 이후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만 소비가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로 옮기면서 지출한 경비들이 세종시 소비로 잡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 소비만 따로 떼어봐도 전국 시·도 중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소비 감소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살 만 했다는 얘기다. 

각종 지표에서 세종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고 있다. /세종시 홈페이지

#2. 코로나19로 위축된 것이 소비뿐이랴. 사교활동이 제한되면서 한국인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감도 줄었다. 그와중에도 세종시가 선방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약 140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0’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 거주자들의 ‘안녕지수’가 가장 높았다. 안녕지수는 ‘당신은 지금 삶에 얼마나 만족합니까?’, ‘지금 얼마나 행복합니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까?’ 등 10개 질문에 응답자가 1~10 중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연구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세종시 안녕지수는 줄곧 상위권이었다. 특히 2019년에는 지역별·성별 분석에서 세종시 거주 남성의 행복도가 10점 만점에 5.66으로 가장 높았다.

세종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지역기반시설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 /세종시 홈페이지

우리나라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는 어디일까? 각종 통계는 일제히 세종시를 가리키고 있다. 서울과 과천에 있던 정부 부처 일부가 2012년부터 세종시로 이전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흘렀다. 실제로 세종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종살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어떤 점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고 또 고충은 없는지 잡스엔이 물었다. 

◇일자리·육아·녹지 환경 모두 상위…이름값 하는 ‘행복도시’ 

①5명 중 1명은 공무원

세종시는 거대한 ‘공무원의 도시’다. “세종시로 가는 오송행 KTX를 타면 공무원, 연구원, 기자 세 직업군밖에 없다”는 우스개가 과장은 아니다. 

세종시에서 일하는 사람 중 약 19%(2018년 기준)가 공무원과 공공기관 상용 근로자다. 세종시 근로자 5명 중 1명 꼴로 공무원이라는 소리다. 약 32%는 일반 민간 상용 근로자다. 즉 비정규직이 낮고, 직업 안정성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시 직장인 평균 연봉 역시 4515만원으로, 서울보다 135만원 높다. 

2012년 전무하던 세종시 공공기관 수는 2020년 5월 현재 19곳으로 늘었다. 중앙 행정기관도 2012년에는 1곳뿐이었지만 정부부처들이 꾸준히 세종시로 옮겨가면서 2020년엔 43곳까지 늘었다. 공무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정책적 요인이 있었고, 이것이 일자리 질에 영향을 주었다.

세종시에 주재하는 언론인 A씨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특히 타격을 입었는데, 세종시는 공공기관 종사자가 많기 때문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화해도 수입이 줄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며 “그래서 2020년 소비 여력도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②서울보다 두 배 높은 출산율 비밀은?

통계를 보면 세종시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 중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1.28명. 서울(0.64)의 두 배다. 

2020년 아이를 얻은 30대 사무관 B씨. 그의 아내 역시 중앙 부처 사무관이다. 양가 부모님 모두 타 지역에 있지만 부부 둘이서 양육하기에 아직 큰 무리가 없다고 한다. 지금은 B씨의 아내가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데, 몇 개월 뒤엔 B씨가 이어서 육아휴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때까지 부부가 돌아가며 휴직을 쓰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요. 물론 부처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육아기 단축 근무 제도를 쓸 수도 있고, 학원가도 잘 조성돼 있어서 일단 초등학교까지는 세종시에서 교육시키려 합니다.”

행정수도 이전 초기엔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이 많았지만, B씨 부부처럼 세종에 정착하는 공무원들도 늘고 있다. 현재로선 “아이 낳고 10년간은 키우기 좋은 환경”이라는 평이 많다. 

세종시는 국∙공립 보육시설 비율이 국내에서 가장 높다. 반면 초등학교 스쿨존 교통사고 비율은 낮은 편이다. 신설 학교가 많아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교육부 시범 사업이 다른 지역보다 먼저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 

“처음에 세종시 학군이 좋지 않다고 말이 많았죠. 교육열 높은 관료들이 많으니, 아이 교육만큼은 서울에서 시키겠다며 주말 부부를 자처하는 집이 많았습니다. 요즘 보면 과장급까지는 세종시에서 가족이 함께 사는 추세예요. 아이가 고등학교 갈 때쯤부터 고민이 생기기는 하지요. 저도 주말부부 생활을 하다가 자녀를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시키고 나서는 부부가 함께 세종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 C씨)” 

③퇴근 하고 호수공원 산책하며 ‘힐링’

세종시 랜드마크는 가히 ‘세종호수공원’이라고 할 만하다. 의외로 세종시가 살기 좋은 이유로 “산책하기 좋다”는 이유를 든 사람이 많았다. 세종시는 인구 1000명당 공원녹지 조성 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다. 2020년 5월 기준 세종시 내 도시공원만 91곳이다.

특히 세종호수공원은 주민 산책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저녁 시간대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도 빼놓을 수 없다. 건물 15개 동을 연결해 3.5km에 이르는, 세계 최대 옥상정원이다.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돼 있어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그림의떡’이 됐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에 있는 옥상정원. /세종시 홈페이지

◇ 윗집 이웃이 회사 사람…“층간소음도 참을 뿐”

아무리 살기 좋은 도시라지만 고충은 있다. 일자리가 정부세종청사에 몰려 있고, 공무원들이 사는 아파트 역시 한곳에 몰려있는 편이다 보니 아파트 이웃이 직장 동료이기도 한 상황이 낯설지 않다. 동네 헬스장에서 상사를 만나기도 일쑤다. 퇴근 후 사생활을 중시하는 젊은 직장인에게는 다소 곤혹스러운 면이 있는 것이다. 

“주말에 소개팅을 했더니 상사가 ‘어제 OO레스토랑에서 같이 있던 남자 누구니?’라고 물어서 화들짝 놀란 적이 있어요. 퇴근 후 맨 얼굴로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회사 사람을 마주치면 좀 민망하죠. 윗집에 옆 팀 동료가 살아서 층간소음 항의도 못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20대 주무관 D씨)”

시설은 잘 갖춰져 있지만 여느 지역처럼 서울에 비해 문화예술 행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불만도 있다. 지자체가 여는 공익성 행사나 지역 축제가 주되다. 

주말이면 문화 생활을 즐기기 위해 세종에서 서울로 원정가는 여성 직장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2021년 세종시 사회조사 결과’에서 세종시 거주자들이 희망하는 문화예술행사는 콘서트(28.2%), 문화공연(23%), 음악회(17.8%) 순이었다. 

jobsN 글 유소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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