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체험 후 나도 모르게 자동 결제? 당신도 ‘다크패턴’ 피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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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열려있는 ‘비밀 특가’ 링크 

무료배송이라 해놓고 설치비 추가

나도 모르게 당하는 온라인 상술 피해 막으려면?  

#1. 스마트폰에서 일주일 동안 무료로 쓸 수 있는 인테리어 관련 어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구영모(가명)씨. 일정표에 적어뒀다가 무료 서비스 마지막 날인 7일째에 해지하려 했는데, 구독 취소 버튼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고객센터 전화번호도 알 수 없어 개발자에게 메일을 보냈으나 며칠간 수신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다음달 요금 약 1만원이 청구됐다. 구씨는 “해지하기까지 정신적 소모가 너무 심했다”며 “이제는 무료 체험이라고 해도 쉽사리 앱을 다운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 매일 아침 장 건강에 좋다는 프로바이오틱스 영양제를 챙겨먹는다는 오해연(가명)씨는 전단지에 있는 ‘비밀 QR 코드’를 찍고 한 쇼핑몰에서 정가의 반값에 판다는 영양제를 샀다. 3개월 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오씨가 산 상품은 여전히 반값 할인 중이었다. 오씨가 받은 비밀 코드는 사실 1년 365일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링크였다. 오씨가 산 가격이 실제 정가였던 셈이다. 오씨는 “싸게 샀다고 만족했는데 뒤늦게 속은 기분이 들었다”며 “오히려 해당 업체에 반감이 들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시장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넘어가면서 구씨나 오씨처럼 낚시성 마케팅에 당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온라인 거래에서 이 같은 속임수를 뜻하는 ‘다크패턴(dark pattern·소비 유도 상술)’이라는 말도 이제 국내에서 흔히 쓰이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온라인 소비가 크게 늘면서 다크패턴 문제가 점차 공론화하고 있다. /픽사베이

다크패턴은 이용자를 속이기 위해 설계한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소비자의 심리 편향을 악용해 특정 행동을 유도한다. 무료 체험을 하게 해놓고 정작 해지는 어렵게 만들어 놓거나, 숙박 예약 사이트에서 방이 1개 남았다고 표시해 초조함을 느끼는 소비자가 빨리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것, 상품을 다 담고 결제할 때가 돼서야 배송료를 표시하는 것 등이 전형적인 다크패턴 유형이다. 

소비자들은 정작 자신이 속은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얼핏 보면 마케팅 기법 중 하나 같지만,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구매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데서는 기존 마케팅보다 기만적인 면이 있다.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다크패턴 피해가 점차 공론화하고 있다.  2021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온라인 구매 이력이 있는 소비자의 절반 가량이 다크패턴 피해를 경험했다. 또 65세 이상 노년층(26%)보다 온라인 구매를 많이 하는 18~29세 청년층(61%)에서 다크패턴 피해 비율이 높았다. 

다크패턴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도 다크패턴을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제도적 보호는 미흡한 실정이다. 개인이 알고 조심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다크패턴 유형과 사례를 살펴보자. 알아두면 결제 전에 멈칫하고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이 2021년 7월 조사한 다크패턴 현황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 100개 앱이 각각 평균 2.7개의 다크패턴 장치를 이용하고 있었다.  

① “떠나신다니 아쉬워요” 부드러운 멘트에 숨은 비밀

“이 모든 혜택을 포기하고 해지하시겠습니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음악 스트리밍 정기 결제를 해지하려다 이 같은 메시지를 보고, 2주 무료 이용 혜택을 받는 대신 정기 결제를 계속 하기로 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해지하기’ 버튼 대신 ‘혜택 포기하기’ 등으로 완곡하게 표시하는 버튼도 ‘선택 강요’ 유형에 속하는 다크패턴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광고 메시지를 띄운 후 ‘거절하기’ 버튼을 ‘비싸게 구매하기’로 표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주로 감정적으로 소비자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거나,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본다는 느낌을 줘서 소비자 발목을 잡는 경우다.

완곡한 멘트로 소비자를 붙잡는 ‘선택 강요’ 유형의 다크패턴. /한국

② ‘핫딜! 오늘만 이 가격’… 알고 보면 내일도 모레도 같은 가격

특히 온라인 쇼핑을 할 때면 ‘핫딜! 오늘만 이 가격’, ‘한정 수량 판매’ 같은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며칠 뒤 들어가도 물건이 계속 같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압박 판매’ 수법이다. 앞서 오해연씨가 접속한 반값 할인 비밀 링크도 이와 유사한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③무료 배송이라 주문했는데…

OTT를 무료 체험하려고 하면 가장 싼 요금제가 아닌, 프리미엄 요금제에 강조 표시가 되어 있을 때가 많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도 높은 가격의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거나, ‘구입’ 버튼은 크고 잘 보이게 만들어놓고 ‘거절’ 옵션은 귀퉁이에 작게 표시한 경우 등을 ‘주의집중 분산’ 유형으로 분류한다. 

실제로 2020년8월 한 소비자는 ‘무료 배송’이라는 안내를 보고  38만원짜리 소파를 구입한 상품을 주문했지만, 결국 ‘설치비’로 추가 요금을 또 냈다고 했다. 알고 보니 ‘무료배송’ 옆에 작은 글씨로 ‘설치비 하단 참조’라는 안내가 있었다.

④ 30% 할인 상품, 장바구니에는 2개 슬쩍 추가

숙박 공유 사이트에서 예약할 때 간혹 결제 페이지에서 청소비나 봉사료 등 각종 비용이 추가로 붙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장바구니에 담을 땐 보이지 않던 배송료 3000원이 결제 단계가 돼서야 추가되기도 한다. 

마트에 가는 대신 온라인 주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 할인하는 상품을 사려고 하면 최소 주문 수량이 2개 이상인 때도 있다. 이처럼 최종 구입 가격이 달라지는 ‘숨겨진 비용’ 유형이 있다. 

처음 본 가격은 6000원대였는데, 장바구니에 담고 보니 1만3000원으로 금액이 늘어있다. 최소 구매 수량이 적용된 결과다. /한국소비자원

CCBB 글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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