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토일일’ 가능할까? 세계는 주4일제 실험 중…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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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 공약에 ‘주 4일제’가 등장하면서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주4일제를 공약으로 내건 대선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진보당 김재연 후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도 “주4일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면서 주4일제 도입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선 공약으로 주4일제를 언급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 노동 시간 단축을 언급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SBS 방송 캡처, YTN 방송 캡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장시간 일하는 것보다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해외에서도 주4일제에 관한 관심이 높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는 시도는 이미 유럽에서 있었다. 북유럽 국가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유치원 교사, 회사원, 사회복지사, 병원 종사자 등 다양한 직군을 대상으로 주4일제를 시범 운영했다. 국가 차원의 실험이었다.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 인구 중 1%가 이 실험에 참여했는데, 기존과 같은 임금을 받으면서 주 4일만 근무했다. 실험 결과, 생산성은 낮아지지 않았고 삶의 만족도는 크게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슬란드의 실험은 엄청난 성공으로 결론 났다”면서 “참여한 근로자는 기존의 성과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았고 직장에서 더 나은 협업을 이뤘다”고 했다. 아이슬란드 지속 가능 민주연합(ALDA)와 싱크탱크인 오토노미의 보고서를 보면, 실험 종료 후 참가자 10명 중 8명이 근무 시간이 더 짧은 회사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은 오늘날 최첨단 경제 구조에 바람직하고,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세계적으로 주4일제에 관심을 갖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실험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국가 차원에서 근무시간을 줄인 나라도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이슬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다. 공무원들은 새 근무제에 맞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일하고, 금요일은 오전7시30분부터 이슬람 대예배가 시작하기 전인 정오까지 근무한다.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휴일이다. 주말이 ‘2.5일’로 늘어나는 셈이다. 반나절을 일하는 금요일의 경우 재택근무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주4.5일 근무제’를 도입한 국가가 됐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이 조치로 주말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고, 국민 삶의 균형과 복지가 향상될 것”이라면서 “경제와 산업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일본도 2021년 4월 집권당인 자민당이 주4일 근무제 추진을 공식화했다. 다만 ‘선택적 주4일제’다. 희망 직원만 주중 4일 근무를 허용하는 대신 급여를 10~20% 정도 삭감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비슷한 성격의 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주 4일제를 권장하고 나섰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일과 삶의 균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자발적인 주 3일 휴일로 직원들은 보육과 병간호 등에서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결과적으로 퇴사는 줄고, 휴일이 늘어나면서 일본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페인도 주4일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페인 정부는 작년 초부터 주4일제를 전국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스페인의 주4일제는 진보 정당 마스파이스의 제안으로부터 시작했다. 희망업체 200곳이 3년 동안 주4일제를 시험하고, 손실 부분은 정부가 보상하는 내용이다. 사업 첫해에는 정부가 전액을 보상하고 두 번째 해에는 50%, 세 번째 해에는 33%를 보상한다. 이를 위해 스페인 정부는 5000만유로(약 665억원)를 예산으로 배정했다.

정부 방침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주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도 있다. 주 4일제가 회사의 운영비를 줄이고,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일본지사는 지난 2019년 직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5주간 주4일제를 시범 시행했다. 그 결과 생산성이 40% 늘어나고, 회사 전력 소비와 인쇄 페이지 수가 각각 23%, 60% 줄어들었다고 했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는 뉴질랜드 사무소 직원 80여명을 대상으로 2021년 주4일제를 테스트했다. 결과가 좋으면 전세계 15만여명의 직원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했다. 일본 금융그룹 미즈호 파이낸셜은 4만5000여명의 직원에게 주 3일 또는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주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MBN 방송 캡쳐

국내 기업도 있다.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자유로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4.5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여기어때컴퍼니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게임회사 ‘엔돌핀커넥트’ 등도 최근 주 4일 근무를 시작했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과 화장품 제조회사 에네스티도 주4일제를 운영중이다. 에듀윌 임직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가운데 하루를 골라 쉴 수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주)와 그룹 최고 협의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한 달에 2번 주4일 근무를 한다. SK텔레콤은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쉰다.

주 4일제에 찬성하는 쪽은 노동시간을 줄일 때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2021년 8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20년 한국인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908시간이다. OECD 국가(38개국) 중 세 번째로 많다. 또 OECD 평균 노동시간 1687시간을 크게 웃돈다. 반대로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41.7달러다. 1년 전(40.5달러)에 비해 높아지기는 했지만 27위에 그쳤다. 근로시간이 길어 삶의 질도 낮은 데다 생산성마저 좋지 않다고 분석할 수 있다.

반대로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겨우 안착했는데, 근로시간을 더 단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오는 데도 10년 정도 걸렸다. 잘 안착하려면 충분한 공감대가 먼저인 것 같다”면서 “논의 과정이 막 시작되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글 CCBB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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