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와 스트리트 브랜드, 둘의 이질적 만남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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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와 손잡는 스트리트 브랜드 잇따라
젊은 이미지 앞세워 새로운 소비층 유입 전략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의 성장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싼값 주고 편하게 사 입는, 말 그대로 이름 없는 ‘길거리’ 브랜드로 치부되던 스트리트 패션이 독창적인 디자인과 상품성이 더해지면서 명품 반열에 오르는 시대가 됐습니다.

더 나아가 신발, 화장품, 가전제품 브랜드와 손을 잡은 협업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소비자가 좋아하는 이종 브랜드의 특징과 장점이 결합되며, 대부분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정판인 데다, 또 언제 다시 협업을 진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 디자이너 후지와라 히로시가 운영하는 스트리트 브랜드 ‘프라그먼트’가 새로운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해 화제입니다. 프라그먼트는 그동안 에어 조던, 컨버스, 칼하트 등 패션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해왔는데요, 이번에는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와 협업해 자동차를 출시합니다.

이번 협업으로 마세라티는 기블리(Maserati Ghibli) 모델을 오페라네라와 오페라비앙카 두 가지 스페셜 에디션 버전으로 생산합니다. 전 세계 175대 한정으로 나올 예정이죠. 2021년 6월에는 마세라티 기블리 오페라네라 모델 사진을 공개했고, 그해 11월에는 서울 모빌리티쇼를 통해 실물을 공개했습니다. 전면 그릴에는 프라그먼트 로고가, C필러(필러는 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으로. 뒷유리와 옆유리 사이에 있는 필러를 C필러하고 한다)에는 프라그먼트의 번개 로고가 부착돼 있습니다. 측면 펜더에는 마세라티와 후지와라의 첫 미팅 날짜를 코드화한 ‘M157110519FRG’가 새겨져 있죠. 

한국에서는 FMK 강남점에서 2022년 1월 5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습니다. 실제 구매와 출고는 3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정확한 출고가가 밝혀진 건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희망소매가가 약 1425만엔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한화로 따지면 약 1억4800만원입니다.

프라그먼트처럼 자동차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화제가 됐던 스트리트 브랜드를 알아봤습니다.

마세라티와 프라그먼트가 협업해 생산하는 기블리


미국 뉴욕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키스(KITH)’는 2020년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와 협업을 했습니다. KITH는 그동안 유명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BMW와 협업해 ‘뉴 M4 컴페티션 쿠페 x KITH’를 공개했죠. 전 세계 150대만 생산한 한정판입니다. 한국에는 단 3대만 판매했습니다.

뉴 M4 컴페티션 쿠페의 새로운 점은 새로운 디자인의 키드니 그릴 위에 두 브랜드 협업을 상징하는 특별한 엠블럼을 부착한 것입니다. BMW가 협업 파트너를 위해 별도 엠블럼을 적용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엠블럼 바깥쪽에는 BMW M 고유의 세 가지 색상을 배경으로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문구도 들어갔죠.

키스가 BMW와 협업을 한 건 2020년이 처음은 아닙니다. BMW의 1989년형 E30 M3모델을 재탄생 시키기도 했습니다. 이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의류와 관련 상품들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키스의 디자이너 로니 피그는 2020년 10월 93종의 의류와 액세서리로 구성된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키스가 이렇게 많은 양의 아이템을 하나의 컬렉션으로 내놓는 것이 처음이라 당시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컬렉션에는 키스와 BMW의 상징이 새겨진 목욕 가운, 블레이저, 트랙수트, 스웨트수트 등의 아이템이 포함됐습니다. 또 레이싱 테마를 기반으로 한 가죽 재킷, 스웨이드 자켓  등의 의류는 물론 우산, 베개, 머그잔, 자동차 번호판 프레임 등의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습니다.

패션 브랜드 KITH와 협업한 ‘뉴 M4 컴페티션 쿠페 x KITH’ /BMW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설립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 화이트(Off-White)’도 독일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와 협업을 했습니다. 2020년 9월 벤츠는 오프 화이트 디렉터 버질 아블로와 협업한 ‘프로젝트 게랜데바겐(Project Geländewagen)’을 공개했습니다. 프로젝트 게랜데바겐은 2019년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오프로더 모델 G클래스(G바겐)를 버질 아블로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재창조한 것입니다.

해당 모델은 출시용이 아닌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모형은 ‘소더비(Sotheby’s·크리스티와 함께 세계 경매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 경매 전문 기업)’를 통해 미술품 경매에 부쳤습니다. 수익금은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예술 분야 지원을 위해 국제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후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죠.

벤츠는 2021년 12월 버질 아블로에게 경의와 애도를 표하면서 진행한 두 번째 협업 작품 ‘프로젝트 마이바흐’ 전기 쇼카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전기 쇼카는 유족 뜻에 따라 대중에 선보였는데, 언론 행사를 통해 공개하는 대신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루벨 박물관에 12월 1일부터 2일까지 특별 전시됐습니다.

프로젝트 마이바흐의 전기 쇼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존 디자인에서 벗어나 모든 요소를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버질 아블로는 생전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자인 총괄 고든 바그너와 함께 기능과 스타일 새로 디자인했습니다. 이들은 대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전기 쇼카를 디자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출시용은 아니었습니다. 그 덕분에 버질 아블로와 생산 요건에 구애받지 않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디자인 완성했습니다. 특히 미래 전기 모빌리티 시대 여행의 모습을 차에 구현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투명한 표면의 후드 아래 태양 전지를 탑재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협업 모델을 공개하면서  “버질 아블로의 타계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의 가족과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의 독특한 비전을 담은 프로젝트 마이바흐를 공개함으로써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으로 협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주변에 영감을 주었던 재능 넘치는 디자이너의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오프화이트 디자이너였던 고 버질 아블로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협업한 ‘프로젝트 마이바흐’ 전기 쇼카.

이렇게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와 자동차 브랜드가 협업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두 브랜드가 함께 할 때 내는 시너지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성세대에는 낯설지만 특정 문화를 공유하는 그룹이 열광하는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협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 소비자인 젊은 층에도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죠.

또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대되면서 대중교통보다는 유용한 개인 교통수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수요도 증가하고 자동차를 자주 타는 만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거나 더하려는 운전자의 니즈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브랜드도 독창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을 노출하면서, 첫차 구매 시점에 있는 MZ세대가 원하는 젊은 감각을 함께 가지고 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패션과 자동차 두 분야의 협업인 셈입니다.

글 CCBB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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