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급여수당에, 주택까지…최근 논란인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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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공모전 규정이 최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영진위는 한국 영화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데요. 이 기관은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에서 여성 지원자에게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산점을 주고 있습니다. 지원 대상 작품으로 선정되면 수천만원 상당의 제작비를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계에서는 남성 영화인에게 차별적인 공모전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진위는 2021년 12월21일 ‘2022년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장편 극영화·단편 부문 사업 공고를 냈습니다. 장편 극영화와 단편 부문 모두 독립·예술영화 제작자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장편 극영화 부문에서는 순제작비 10억원 미만의 실사 극장편(60분 이상) 독립·예술영화가 지원 대상입니다. 사업 지원금은 약 60억원으로, 1편당 최대 4억원 이내에서 차등 지급합니다. 단편 부문은 순제작비 5000만원 미만의 실사 단편(60분 미만) 가운데 연간 35편을 선정해 작품당 최대 2000만원 이내에서 차등 지급합니다. 지원 총액은 5억900만원입니다. 1·2차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당선작을 뽑습니다.

2022년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단편 부문 사업요강. /영진위 제공

영진위의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요강을 보면 1차 서류심사에서는 시나리오의 작품성과 참신성을 배점 100점으로 평가합니다. 2차에서는 시나리오의 작품성과 참신성이 배점 50점으로 가장 높고, 제작계획서와 제작비 명세서 등 충실도 및 타당성(30점), 기존 작품(포트폴리오)의 완성도(10점), 신청자 경력 및 신뢰도(10점)를 함께 평가합니다. 여기에 100점 합계와 별도로 가산점 성평등지수 항목이 있는 데요, 성평등지수 항목에 해당하면 100점 만점에 추가로 가산점 5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독이 여성이면 가산점 2점, 여성 프로듀서가 참여하면 1점, 작가가 여성이면 1점, 촬영감독이 여성이면 1점입니다. 감독·프로듀서·작가·촬영감독 모두 여성이면 5점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영진위의 사업 운영 기조 탓에 일부 남성 지원자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영진위에서 넘겨받은 2021년 한국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평점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상작 15편 중 11편이 성평등지수 항목으로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이 공모전에서 남성 작가 4명이 성평등지수 가산점을 받지 못해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남자 지원자들은 가산점이 없으면 받을 수 있던 상금 700만원도 놓쳤습니다. 여성 지원자에게 2800만원을 넘겨준 셈입니다.

대규모 투자를 받기 힘든 독립·예술영화 시장 특성상, 제작자들은 성별과 상관없이 정부 지원 사업에 제작비를 일부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현장에 남자가 많다고 배고픈 남성 영화인이 차별받아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영진위는 영화산업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의 성비 균형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영화 지원사업 공모전에서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습니다. 2021년 이후 영화계 안팎에서 성차별적인 공모전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진위 측은 공모전 규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드라마 ‘라이브’에서 취준생들이 여성할당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디글 유튜브 캡처

◇역차별 논란 부른 공기업 여성수당

역차별 논란이 영진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2021년 1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국전력공사의 여성수당이 화제였습니다. 한전과 한국서부발전 등 한전의 일부 발전 계열 자회사들은 여성 직원에게 여성수당을 지급합니다. 한전은 2004년부터 여직원에게 월 1만5000원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2003년 근로기준법이 바뀌어 생리휴가가 유급에서 무급으로 바뀌면서 여성수당이 생겼다는 게 한전 측 설명입니다. 근로기준법 부칙에 ‘법의 변경으로 인해 기존 임금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한다’라는 조항이 있어, 노사 합의로 대신 여성수당을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수당 지급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일부 공기업이 군 경력을 승진 자격 기간에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부터입니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초 공공기관에 직원 승진 자격을 심사할 때엔 군 복무 기간을 반영하는 조항을 없애라고 권고했습니다. 권고 당시 전국 공공기관 340곳 중 입사 전 군 복무 기간을 승진에 반영하는 기관은 한전을 포함한 15개였습니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기재부 권고 이후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2030 젊은 남성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습니다. “군대 다녀오느라 여직원보다 취업도 2~3년 늦게 했는데, 기업에서 승진 기간에 반영해주지 않는 건 역차별”이란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군 경력 반영이 차별이라면, 남자 직원이 못 받는 여성수당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의 여성 전용 임대아파트 다솜마을. /성남도시개발공사 제공

◇월세 9만원 임대주택에 입주는 여성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탁운영 중인 성남 중원구 임대아파트 ‘다솜마을’은 여성만 입주할 수 있습니다. 다솜마을은 1984년 제정한 성남시 여성아파트 운영 조례에 따라 2005년 설립됐습니다. 3개동 200세대 규모로, 개인별로 거주할 수 있는 면적은 49㎡입니다. 성남시 소재 기업에서 근무하는 미혼 여성 근로자에게만 입주 자격이 주어집니다. 다솜마을 임대료는 1인 세대 기준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6만5000원입니다. 2인 세대는 1인당 보증금 150만원에 월세 9만원으로 거주할 수 있습니다. 최장 거주 기간은 8년입니다. 

여성수당 지급 등 역차별 논란과 함께 다솜마을의 입주 조건도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직장에 다니며, 똑같이 지방세를 내는데, 남성이라는 이유로 입주 기회를 원천 박탈하는 게 바로 성차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솜마을을 성별과 상관없이 입주할 수 있는 임대아파트로 바꿔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국가인권위원회는 다솜마을과 관련한 성차별 진정을 여러 건 접수했습니다. 현재 인권위는 다솜마을 운영 조례에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인권위는 앞서 비슷한 논란이 나왔던 충북 제천 여성도서관, 경기 안산 선부동 행복주택 등에 성차별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고 운영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글 CCBB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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