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근영과 함께 ‘대통령상’ 받았던 고교생,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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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만 11개 획득한 고교생 발명왕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께 21세기 우수인재상 받아
대기업 퇴사 후 수차례 창업 도전, 모바일 업무관리 서비스 개발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잔소리가 많아졌습니다. 한마디면 끝나는 걸 구구절절 말하기도 했죠. 워크인에 붙여놓은 화이트보드에 오늘의 할 일을 써놨는데 본건지 아닌지 도통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결국 문제가 생겨도 책임전가만 하니 원인을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어플을 통해 체크하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알바체크 권민재 대표./알바체크 제공

모바일 업무 관리 서비스 ‘알바체크’의 권민재(33) 대표는 실제로 훠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다. 그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드는 걸 좋아해 발명 동아리에 들어갔다. 당시 만든 발명품으로 11개의 지적재산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기업에 들어갔다 창업도 수차례 시도했다. 창업 실패 후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발명 욕구는 여전했다. 사장의 입장에서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서비스를 발명했다. 

◇대통령에게 상까지 받은 인재

– 고등학교 시절 특허를 얻었다던데.

“발명 동아리였습니다. 레고나 프라모델보다는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에 편리함을 줄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때만 30개 이상의 발명품을 만들었고 27개 정도는 상도 받았습니다. 그 중 11개는 지적재산권도 획득했습니다. 특허를 받은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상하 일체형 옷걸이입니다. 상의랑 바지를 한 옷걸이에 보관할 수 있는 물건이죠. 옷을 본연의 모습 그대로 편리하게 보관하는 겁니다. “

– 대통령상도 받았다고.

“2006년에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대한민국 인재상이라고 부르는 상입니다. 전국 고등학생·대학생 중 80명을 뽑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상을 받았어요. 같이 받은 사람 중에는 배우 문근영씨도 있었습니다. 저는 창의력 분야의 우수인재로 뽑혔습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찬도 갖고 2박 3일 연수로 북한도 다녀왔습니다.”

– 아이디어는 보통 어디서 얻었나요.

“일상생활에서 많이 찾았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제 나잇대에 불편한 것들을 많이 생각해봤어요. 자전거를 타고 다녀서 자전거 관련된 것도 있었고요. 세면대가 막히면 ‘어떻게 안 막히게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했습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한테 불편한 점을 많이 물어봤어요.”


권민재씨가 만든 발명품 중 하나인 쇼핑백 옷걸이./와디즈 홈페이지 캡처

– 그렇게 해서 나온 발명품이 무엇인지.

“지금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 비슷한 걸 그때 만들었습니다. 보관소에 자물쇠를 다는 것이었습니다. 물품보관소의 자전거 버전 같은 거죠. 다른 방식으로는 자전거 바퀴 프레임에 자물쇠를 내장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자물쇠를 가지고 다니는게 귀찮았거든요.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발명으로 이어지고는 했습니다. 상도 탔는데 어린 나이였어서 비즈니스로 이어지진 않았어요. 프로토 타입만 만들고 사람들 호응 얻고 이 정도가 끝이었습니다.”

◇대기업 연구기획팀을 퇴사하고…

– 진로는 어디로 정했었는지. 

지금은 IT쪽이 많이 발달했지만 당시에는 제품이 발달했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기자로 경희대학교 기계산업시스템공학부에 진학했습니다. 2학년 때 전공을 정하는 거였는데, 처음에는 기계과로 가서 로봇을 만드려고 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물리·수학·열역학 같은 이론적인 베이스를 많이 배우더라고요. 저랑은 안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론보다는 제품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싶었습니다. 

찾아보니까 산업디자인과가 리서치부터 시작해서 기획·제작을 전부 하더라고요. 그래서 3학년때부터 산업디자인과를 복수전공 했습니다. 학교도 1년 더 다니면서 그쪽에 더 포커스를 맞췄어요. 졸업작품도 만들고 재미있었습니다.”

– 졸업하고는 무엇을.

“학교 다니면서 제일 재밌던게 기획이었습니다. 새로운 걸 만들어서 런칭할 때 희열을 느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2005년 1월 LS니꼬동제련에 연구기획팀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금은동을 만드는 회사에요. 1년 2개월 정도 일하다가 제가 하고싶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퇴사했습니다. 혁신적이고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수차례 창업 후 프랜차이즈 가맹점 시작

권민재씨와 운영하는 음식점 알바생들./권민재씨 제공

– 창업도 여러번 했다던데.

“퇴사 후에는 대학교 다닐 때 하던 프로젝트를 다시 살려봤습니다. 당시 같이 하던 선배랑 함께 시작했습니다. 친환경 소재 쇼핑백인데 접으면 옷걸이로 변하는 제품이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같이하던 선배가 유학가고 제가 남아서 하다가 OEM으로 변경하고 유지 중입니다. 

이후 ‘실력자’라는 O2O 서비스 플랫폼도 만들었습니다. 실력있는 아티스트와 공연이 필요한 사람을 맺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이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에, 무엇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의뢰를 먼저 올려요. 그럼 아티스들이 의뢰를 보고 자신에게 맞는다 싶으면 데모 영상을 올리는 거죠. 의뢰인이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를 선택하면 매칭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주변에 아는 아티스트를 약 300명까지 모으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진 않았습니다. 사업에 대해 공부했다고 생각하고 그 서비스는 정리했습니다. 당시 같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은 아직 활성화되어있습니다.”

– 현재 음식점 운영도 하고 있다던데.

“마지막 창업을 정리하던 즈음 아는 분이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해보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외식업은 낯선 분야였지만 운영 하나만큼은 자신있었습니다. 가맹점을 차리기에 앞서 본점에서 3개월동안 일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계획했던 것보다 늘어나서 5개월 일하고 2017년 5월 목동에서 가맹점을 열었어요. 근처에 원룸을 구해서 주 6일 하루에 14시간씩 일했습니다. 5개월만에 매출 1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어요. 일하는 친구들과 같이 파이팅하는 것이 중요했죠.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시도했던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접목해봤습니다. 매달 회식도 하고 이벤트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알바임에도 불구하고 근속년수가 1년 넘기 시작했어요. 알바생이 대우 받을 수 있는 매장이라고 지역에 소문이 나더라고요. 알바생 공고 올리면 100명 넘게 지원 하기도 했습니다.”

◇음식점 사장님의 고충에서 나온 아이디어


알바체크 서비스 화면./알바체크 제공

– 알바체크를 만들게 된 계기는.

음식점 사장으로서 ‘알바생들과 서로 신뢰를 얻어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이걸 어플로 만들어서 반복되는 체크 리스트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 끝나고 사진으로 인증하면 편리하지 않을까. 감정소모도 덜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알바체크를 만들게 됐습니다.”

– 과정은.

처음 아이디어 회의는 2018년 중순부터 시작했습니다. 운영하던 가게가 안정화되고 이제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할 때였죠. 운좋게 12월에 아이디어 하나로 벤처 투자 기업한테 투자도 받았습니다. 본격적으로는 2019년 초부터 팀원을 꾸리며 시작했습니다. 3월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테스트 중입니다. 매장 1500개 정도가 베타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요소들을 검증하면서 좀 더 나은 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있어요. 정식 버전은 올해 3월로 예상합니다. 

– 현재 무료 서비스인데 수익은 어떻게 내는지.

“정식 서비스로 런칭하면서 월정액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부가 서비스도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예를들면 알바생이 자신의 경력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다운받는 겁니다. 그동안 어플을 통해 쌓아온 업무수행률같은 걸로 어필할 수 있는거죠. 사장님들한테는 태블릿이나 운영 자료 같은 것을 배포할 예정입니다. 매장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서포트 역할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현재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계약 중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 가맹점이 알바체크 같은 서비스를 통해 매장을 잘 관리하면 좋으니까요. 밝힐 수는 없지만 2월 말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는 대기업도 있습니다. 

알바체크를 사용한 알바생의 반응./알바체크 제공

– 사용자 반응은 어떤가요.

“사장님들은 너무 좋아합니다. 저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이라 아무래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알바체크를 통해 실수도 줄었다고 하고 인수인계도 쉬워졌다고 하세요.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알바생들이 좋은 점으로 가장 많이 얘기하는 건 할 일을 안 까먹는다는 거에요. 일을 잘 모를때 설명이 적혀있으니까 다시 물어볼 필요없다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특히 사장님 잔소리가 줄었다고 많이 말합니다.”

– 앞으로의 방향과 목표는. 

“사장님과 알바생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알바생들을 위한 보상을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바체크에서 평가가 좋은 사람에게는 리워드를 줄 생각입니다. 예를들면 기프티콘이나 서비스 내에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 같은 걸로요. 사업이 커지면 알바 라운지도 만들고 싶습니다. 알바체크 이용 중인 알바생이 오면 무료로 커피도 마시고 쉴 수 있는 공간 같은 거죠. 알바생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알바생이 만족해서 일을 더 잘하면 결국 매장도 잘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니까요.

더 나아가서 업무 관리 툴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동물 병원에서도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미한테 알약주기’ 이런 식으로 할 일을 써놓고 체크한다고 하더라고요. 고용주와 고용인이 업무 체크하는 일이라면 어디든 사용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알바생 대상이지만 직원이 있는 회사라면 어디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인적 자원 관리 시장까지 크게 바라보고 있어요.”

글 CCBB 최서윤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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