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제치고 당당히 1위 차지한 40대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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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열린  ‘2019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정수민(46)씨는 고3 딸을 둔 ‘수험생 엄마’다. 정씨는 대학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니는 평범한 고3 엄마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피트니트 센터에서 필라테스 강사와 퍼스널 트레이너로 근무하며 최소 하루 두 시간 이상은 꾸준히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한 정수민씨 /정수민씨 제공

나이 제한이 없는 머슬마니아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40대 중반 여성이 20~30대 선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정씨는 “운동을 하는데 있어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운동으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왔고, 이를 남들한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키 170센티미터에 몸무게 52킬로그램인 정씨는 과거 슈퍼모델로도 활동한 바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씨를 만났다.

-40대에 20~30대 선수들을 제치고 머슬마니아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운동은 어떻게 하나?

“제가 일하고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고객이 없는 아침, 저녁 시간을 이용해 하루 두 번 한 시간씩은 늘 운동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근력 운동 위주로 하고요. 저녁에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편입니다.

저는 유산소 운동은 줌바 댄스로만 합니다. 남들이 하는 런닝머신이나, 싸이클은 타지 않아요. 다리가 쉽게 붓는 체질이거든요. 또 런닝머신이나 싸이클은 오래하기엔 너무 지루해요. 헬스장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런닝 머신을 해야할 것 같은 강박감을 가지시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서 만끽하면 되요. 줌바 댄스는 한시간에 1000킬로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량도 많을 뿐더러 근력 운동에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필라테스입니다. 필라테스 강사이기도 하고요.”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제가 슈퍼모델 출신이라 20대 때부터 어느 정도 몸매 관리에는 신경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스물 여덟에 아이를 낳고 5~6년 정도 정신없이 육아를 하다보니 척추가 많이 휘어져 있었어요.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서른 다섯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년 정도 필라테스를 꾸준히 해 서른 여섯에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을 땄어요. 필라테스와 퍼스널 트레이닝 강사를 시작한 것은 서른 아홉부터 입니다.”

-40대가 넘어 헬스장을 찾은 사람들이 주의할 점이 있다면.

“40대에 처음 헬스장을 찾은 분들은 늦게 운동을 시작한만큼 포기하지 않으려는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죽을 것 같이 온몸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바로 포기하면 어떤 운동도 하지 못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신진 대사가 느려지고,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는 늦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노력을 해야합니다. 살을 빼고 건강을 회복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생활에 활력이 생깁니다. 운동에 이미 늦은 나이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바로 헬스장으로 가서 꾸준히 운동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독하게 마음먹고 4개월 이상 운동한다면 차츰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다이어트 비결이 있다면.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매 끼를 정확하게 챙겨먹으라’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합니다. 물론 조금씩 먹어야하죠. 음식이 몸속에 안들어가면 뇌가 위험을 감지하고 음식이 들어올 때마다 칼로리를 지방으로 변환시켜 몸 속에 축적시킵니다.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안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굶으면서 하는 운동은 효과도 낮고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머리 속에 음식이 꾸준히 계속 들어온다는 인식을 심어줘야합니다.”

-식단 관리를 따로 하는 편인지.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한 정수민씨./정수민씨 제공

“빵이나 과자는 원래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1년 전부터는 아예 끊고 입에 대지 않고 있어요. 치킨이나 라면, 피자 같은 음식도 거의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아침은 삶은 달걀에 플레인 요구르트, 견과류 중심으로 먹고요. 특히 아몬드를 많이 먹는편이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하는 데는 소식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머슬마니아 대회에는 어떤 계기로 참가했나.

“지난해 7월에 부산에서 머슬마니아 지역대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그 전까진 서울에서만 열렸는데 지방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었어요. 친한 동생이 나가보지 않겠냐며 대회 출전을 권유했어요. 큰 도전이 될 것같아 출전을 결심했죠. 그 결과 35세 이상이 출전하는 클래식 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고, 자신감을 얻어 9월에 열리는 서울 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연령 구분이 없는 스포츠모델 부문에 나가 1등이 됐을 때는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처음에는 얼떨떨했지만요. 제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높아졌고,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주변 반응은 어땠나.

“고3인 딸이 가장 기뻐해줬어요. 처음 대회 출전 사실을 알렸을 때 ‘엄마가 엄마 길을 찾은 것 같아서 기쁘다. 서로 각자의 포지션에서 열심히 하자’고 말하더군요. 1등이 됐을 때는 ‘헐, 대박’이라고 문자가 왔어요. 사실 딸 한테는 미안한 게 많아요. 다른 수험생 엄마처럼 이것 저것 잘 챙겨주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딸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자기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고3 엄마들처럼 대학입시에는 관심이 없나.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한 정수민씨./정수민씨 제공

“왜 없겠어요. 저도 아이가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애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원을 12개까지 보낼 정도로 치맛 바람도 셌구요. 하지만 딸이 원하는 것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어요. 아이가 노래를 곧 잘 해요. 처음에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딸의 꿈을 존중해요. 보컬 트레이닝 받으면서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슈퍼모델 출신이다보니 그 끼를 물려 받은 것 같아요. 아이가 계속 공부 쪽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면 지금처럼 저도 운동에 매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가수 활동도 잠시 했다던데.

“제가 스물 한살 때 슈퍼모델 4회 대회에서 입상을 했었어요. 당시 대회를 주관하셨던 분이 슈퍼모델 입상자를 모아 ‘혜성’이라는 그룹을 만들었어요. 저도 멤버로 들어가 잠시 활동을 했었죠.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한 적 있고요. 하지만 23살에 결혼하면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죠.”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사실 머슬마니아 대회에 나갔던 이유 중 하나가 무대가 그리웠기 때문이예요. 예전에 무대에 섰을 때 느꼈던 희열과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방송에 진출해 사람들에게 올바른 운동법을 잘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유명해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현재 매슬마니아측과 에이전시 계약을 한 상태예요. ‘운동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글 CCBB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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