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모은 5000만원, 50억 대박 투자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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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의대 출신 강병규씨가 창업한 제노플랜
유전자를 분석해 맞춤형 다이어트 정보 제공 서비스와 기술 만들어
크라우드펀딩으로 제품 홍보했더니 외면했던 투자자들 쇄도

◇요즘 스타트업,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기 홍보

소비자들의 타액(침)만 분석해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창업 2년차 제노플랜(Geno plan)은 실제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한 회사다. 사람의 염색체를 통해 신체·대사·운동·영양·비만위험도·식습관 등 35가지 다이어트 정보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체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은 얼마 전 대박을 터트렸다. 국내 벤처캐피탈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삼성캐피탈로부터 50억원의 거액을 한 번에 투자받은 것이다. 지난 8개월간 받은 벤처캐피탈 투자금은 약 60억에 이를 정도로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사실은 2014년 창업 첫해부터 지난 7월까지 투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회사였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짧은 기간에 벤처캐피탈 투자를 몰아서 받을 수 있었을까.

◇1년 고생끝에 다이이터법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

제노플랜은 미국 보스턴대 의예과와 의과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이던 강병규(35)씨가 창업한 회사다. 하버드대·스탠퍼드대 등 글로벌 의과학계에서는 유전자 정보를 암 같은 질병 진단뿐 아니라 다이어트에 활용하는 이른바 제노타이핑(Genotyping) 연구가 한창이다. 검증된 해외 석학들의 연구 결과를 창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체중을 결정하는 요인은 유전자가 최대 70%까지 결정한다. 개인마다 살 빼는 법은 다르지만 제대로 도와주는 서비스가 없었다”고 했다. 

“‘많이 먹는데 살이 안 찌는 사람’, ‘조금 먹는데 잘 찌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게 유전자랑 관련된 겁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비만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날 가능성이 큰 사람도 있거든요. 지방대사가 낮은 유전형, 체지방 분해율이 낮은 유전형에 대해 다이어트 방법이 다릅니다.”

강병규 대표./제노플랜 제공

가령 동양인들의 46%가 가진 ‘CDH13’ 유전자 타입의 비만 위험도는 100점 만점 중 54점으로 ‘보통’ 정도다. 비만시 예상체형은 배가 나오는 ‘비례 비만형’이고, 요요현상 가능성도 보통이다. 이런 동양인들은 고단백식 식단이 건강에 가장 좋다. 스탠퍼드대 가드너 박사 연구진에 의하면 유전자형 맞춤 다이어트는 일반 다이어트보다 2.9배의 체중감량 효과를 누린다. 식단과 근력·자전거타기·뛰기 등 운동방법도 개인에게 맞게 하나를 콕 집어주기 때문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가 담긴 제노플랜 화면./제노플랜 제공
와디즈에서 판매했던 타액수집기 세트./제노플랜 제공

이론적인 연구에 머무르던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 위해 서울대·질병관리본부 출신 석·박사급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했다. 1년 반 끝에 유전자 다이어트 분석 기술을 만들었고, 소비자들의 침을 수집하는 타액 수집기를 제작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침을 수집기에 넣어 제노 플랜에 보내면, 제노플랜이 타액에서 유전자를 분석해 다이어트 방법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다이어트 법을 소비자들에게 앱이나 웹으로 통보해준다.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했더니 자금 줄 풀렸다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문제가 닥쳤다. 창업 자금 대부분을 제품 개발비로 쓰는 바람에 제품을 홍보하고 마케팅할 자금이 부족한 것이다. 추가로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투자가들을 찾아갔지만  “설명이 어렵다.믿지 못하겠다”고 투자를 거부했다. 국내 과학계도 “유전자 분석은 암같은 질병 분석에만 쓰인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자칫 서비스만 만들어놓고 사장(死藏)될 위험에 처했다. 강 대표는 말했다. 

“우연히 온라인을 돌아다니다가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도 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을 알게 됐어요. ‘이거다’ 싶더라고요. 홍보가 진짜 절실했거든요. 그런데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면서 기적처럼 회사가 성장했어요.”

와디즈 홈페이지

크라우드펀딩업체 ‘와디즈’는 스타트업들이 시제품을 먼저 판매하면서 창업 비전 등 회사를 소비자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국내 대표적인 사이트를 운영한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제노플랜은 다이어트 서비스 시장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강 대표는 타액 수집기를 9만9000원에 100개 정도 팔아 1000만원을 모집하자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와디즈에 상품을 게시했더니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소비자 420여명이 몰려  5227만원어치의 타액 수집기를 구매한 것이다.  ‘건강한 슬림 몸매가 기대된다’ ‘보자마자 결제했다’는 식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피드백이 몰려들었어요. 타액 수집기를 캐나다의 한 바이오업체에서 수입해 판매왔거든요. 그런데 갑작스러운 주문 폭주에 주문량을 갑자기 늘리느라 새벽까지 캐나다 수입업체와 전화통을 붙잡고 씨름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품을 주문해주신 고객들에게 불편을 드리기도 했지요.”

뜨거운 크라우드펀딩 이용자들의 반응./와디즈 홈페이지

“제노플랜을 이용해 몇 달 만에 7kg빠졌다”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들이 쏟아졌다. 그러자 투자를 꺼렸던 벤처캐피탈들의 연락이 쇄도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진윤정 책임심사역은 “아시아 지역에 아직 제노플랜과 같은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가 없다.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제노플랜은 비만전문병원인 365MC를 통해 지난 1월부터 타액수집기를 판매를 개시한 상태다. 일본 진출도 타진 중이다. 올해 목표하는 사용자 수는 100만명이다. 강 대표는 “5000만원 개인 투자금 모집이 50억원 투자로 이어졌다”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기 우리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 크라우드펀딩을 적극 이용해 자신을 홍보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와디즈에 스타트업이 상품을 게시해 판매 및 홍보를 하려면 온라인 홍보계획서, 재무제표, 법인등록증 등 다양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숙박, 유흥, 도박, 사치 등에 관한 업종은 법적으로 제한돼 있다. 보통 10개 기업이 신청하면 4개 정도가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다. 와디즈 관계자는 “기업 전문가들이 현장 실사를 나가 실제 서류대로 기업이 건실한지, 유망한지 최종적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서류상으로만 등록한 ‘유령회사’인지도 점검한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매출이 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소비자들의 불편, 제도나 규제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의미한 아이템이어야 한다. 와디즈 황인범 매니저는 “기본 검증 절차를 통과하면 이르면 3주~한달 안에 자신의 상품을 사이트에 게시해 모금을 할 수 있다”고 했다.

jobsN 블로그팀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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